민생회복 소비쿠폰, 일시 지원 넘어 지속 가능한 복지로 나아가야

보편성과 선별성의 조화, 복지정책 전환점 될 수 있어

지역경제 연계한 정책, 탈상품화와 사회적 연대 실현한 실험



민생회복 소비쿠폰, 일시 지원 넘어 지속 가능한 복지로 나아가야

 

 

이헌석(시사평론가)



지난
7월부터 시행된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정책은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 상황 속에서 국민의 가처분 소득을 높이고, 소상공인과 지역경제를 지원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1차로는 전 국민에게, 2차로는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90%의 국민에게 지급되었으며, 특히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는 최대 50만 원까지 차등 지급되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선별적 배려도 병행되었다.

 

이번 정책은 일시적 경기 부양을 넘어, 복지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1차 지급은 보편적 복지의 실현 가능성을 실험한 시도였으며, 소득계층과 거주지에 따라 차등지급된 지원은 재정 효율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고려한 절충적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지역화폐나 소비쿠폰 형식으로 제공된 점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상권의 동반 활성화라는 이중 효과를 유도한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사회보장론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정책은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탈상품화와 사회적 연대 실현, 소득보장 강화라는 복지국가 핵심 가치를 일정 부분 구현하였다. 단기 정책이지만 국민 모두가 동일한 복지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복지에 대한 정치적 수용성과 사회적 신뢰를 높였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소비쿠폰 정책이 가진 일회성의 한계는 분명하다. 고물가와 실질임금 하락으로 인한 생계의 불안정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일시적 지원금만으로는 근본적인 민생 안정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또한, 고소득자에게도 동일한 금액이 지급된 점에서는 소득재분배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국가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려 역시 정책 설계 단계에서 보다 정교하게 반영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이러한 위기 대응형 지원 정책을 장기적이고 제도적인 복지체계로 전환할 때다. 이번 경험은 기본소득에 대한 사회적 합의 가능성을 탐색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정부와 국회는 이 논의를 보다 심화시켜야 한다. 또한 복지와 지역경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 간 연계성을 강화하고, 단기 지원을 넘어 포괄적 복지국가로의 전환 전략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국민에게 단지 '돈을 준다'는 방식이 아닌, 복지를 통해 삶의 안정과 공동체 회복을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그 첫걸음일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복지국가는 한 번의 걸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복지체계를 위한 결단이 필요한 때다.

 

 

*참고: 탈상품화(decommodification)는 개인이 생존에 필요한 자원(: 소득, 주거, 의료 등)을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도 확보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 사람이 일을 하지 않거나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아도 최소한의 생활을 국가나 사회가 보장해주는 정도를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이 개념은 Esping-Andersen(1990)이 복지국가 유형을 설명하면서 제시한 핵심 기준 중 하나이며, 탈상품화 수준이 높을수록 그 사회는 복지국가적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업 시에도 실업급여나 공공의료, 공공주택 등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 사회는 탈상품화가 잘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헌석 

본사 논설위원

목사,

교수,

시사평론가

작성 2025.08.01 11:06 수정 2025.08.03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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